선(善) 인프라가 국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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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간 45주년 / 선(善) 인프라가 국력 ◆

착해야 잘산다? 한국에선 고개를 갸우뚱할 수도 있다. 하지만 국제사회에서는 통계적으로 뒷받침되는 엄연한 사실이다.


착한(善) 나라가 잘사는 나라, 곧 선진국이다. 매일경제신문과 삼성경제연구소는 이른바 `선(善)인프라스트럭처`를 측정하기 위해 총 70개 항목에 달하는 기존 선진화 지표 중에서 △약자에 대한 배려(공생) △사회적 공정성 △다른 문화에 대한 개방성 △시스템적인 규율 등 4개 분야, 총12개 항목에서 지수를 추출했다.





이 지수에 따르면 한국은 30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총점 기준으로 28위를 기록했다. 터키 멕시코보다는 다소 높지만 헝가리 폴란드 슬로바키아 그리스보다 낮은 평가를 받았다.


대신 1인당 국내총생산(GDP) 세계 순위(IMF 2009년 기준)와 선인프라 순위를 비교해본 결과 6개국이 GDP 기준 1~10위에 들었고 GDP 순위를 20위로 넓히면 그 안에 9개국이 포함된다. 선인프라지수로 드러난 한국 모습은 초라하기 그지없다. 선진국 문턱에 와 있다는 말이 민망할 정도다.


선인프라가 가장 훌륭한 것으로 나타난 덴마크를 100점으로 가정하면 한국 점수는 59.1점으로 낙제점 수준이다. 특히 지도층 도덕성을 나타내는 노블레스 오블리주 항목에서는 30개국 가운데 꼴찌를 차지했다.





전문가들은 한국이 진정한 선진국(先進國)이 되려면 국제사회에서 인정받는 선진국(善進國)이 돼야 한다고 충고한다. 선인프라가 중요한 이유는 구성원 간 신뢰를 증진시킴으로써 △거래 비용을 감소시키고 △거래량을 확대시키며 △거래 내용을 충실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특히 공공 분야에서 높은 투명성과 청렴도는 △예산 집행 효율성을 높이고 △정부 정책에 대한 신뢰성을 높여 경제 전반의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진다.




류한호 삼성경제연구소 전무는 "선진국(先進國) 진입 문턱에서 멈춰 서 있는 한국이 돌파구를 열려면 착한 나라, 좋은 나라, 정의로운 나라가 돼야 한다"며 "선인프라는 개인적인 차원에서는 부가가치를 창출하기 어려워 인센티브가 없기 때문에 사회적으로 제도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선인프라 복원ㆍ보강은 원 아시아로 요약되는 아시아 통합 과정에서 한국이 `지렛대` 역할을 할 수 있는 기본 전제이기도 하다. 정신적ㆍ문화적 여유를 바탕으로 남을 먼저 배려하고 다양성을 받아들일 수 있어야 제대로 된 리더십이 설 수 있기 때문이다.






■ < 용어설명 >
선(善)인프라 : 사회 구성원들의 선한 사회적 행동(사회협력)을 촉진시켜 국가의 부(富)로 연결시켜주는 물적ㆍ제도적 인프라스트럭처를 말한다. 세계은행의 사회적 자본(Intangible Capital)과 비슷한 개념이지만 동양적 선(善)의 개념을 접목하고 12개 선진화 지표를 통해 구체화시켰다는 특징이 있다.
[특별취재팀=이진우 팀장 / 송성훈 기자 / 신헌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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