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경제칼럼] 아이리버가 한국의 애플이 되지 못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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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개념글입니다. 식스시그마는 제도적인 혁신을 가져다 주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이 창의성, 실험적 시도를 장려하는 사회 문화라고 합니다. 한국이 세계를 이끌기 위해서는 시스템적인 제도 혁신은 기본이고, 창의성을 늘려야 하고, 다양한 문화를 거부감없이 끌어들여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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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품질혁신과 생산성 향상을 위해 전사적으로 실행하는 ‘6시그마’와 같은 경영혁신이 각광을 받았다. 그러나 기업가 정신과 혁신을 연구하는 UC버클리 레스터연구소의 존 대너 선임연구원은 “‘6시그마’와 같이 기존 틀 내에서의 제도적인 혁신보다 훨씬 더 중요한 것이 창의성, 실험적 시도를 장려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우량기업이 되려면 창의적 사고, 새로운 가치창조를 통한 신제품을 시장에 내놓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뜻이다.

선두주자와 추종자의 이익률 차이는 하늘과 땅 차이다. 선두기업이 신제품으로 히트를 쳐서 독점적인 이익을 내면 후발기업들이 유사제품을 내놓고 따라가려 한다. 그러나 후발기업은 선두기업이 얻었던 이익을 낼 수는 없다.





게다가 선발기업은 이미 제품에 대한 명성을 얻었지만 후발기업은 제품을 시장에 소개하기 위해 많은 광고비를 지출해야 한다. 선두기업보다 가격인하에 대한 부담이 크게 마련이다.

후발기업은 가격이 하락한 상태에서 높은 광고비 부담을 안고 적정 이익을 내야 하기 때문에 원가절감에 혼신의 힘을 다해야 한다. 후발기업 중 원가절감에 성공한 기업만이 살아남을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들도 생존에 필요한 만큼의 이익을 얻을 뿐, 새로운 제품을 추가로 개발한 만큼의 잉여이익을 축적하기는 힘들다.





선두기업은 후발기업이 따라올 때까지 한동안 독점적인 이익을 비축한 덕분에 후발기업보다는 훨씬 적은 금융부담을 갖고 새로운 제품 개발에 투자할 수 있다.

산업마다 조금씩 다르기는 하지만, 선두기업들이 속해 있는 초우량기업들의 영업이익은 보통 매출액 대비 15%를 넘는다. 적어도 10%는 넘어야 우량기업이라고 할 수 있다. 이들 기업들은 항상 경쟁 회사보다 먼저 대박 신제품을 내놓는다. 만약 신제품으로 계속 히트 치지 못하면 초우량기업에서 우량기업으로, 종국에는 보통기업으로 주저앉는다.

그렇기 때문에 기업들은 새로운 히트 제품을 내놓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해야 한다. 이는 기업들에는 죽을 맛이지만 소비자들에게는 그만큼 혜택으로 돌아온다.





우리 기업들은 저렴한 중국제품은 물론 높은 품질의 일본제품과 경쟁하는 경우가 많다. 이 같은 호두까기압박(nutcracker pressure)의 경쟁에서 이기려면 우리 특유의 창의적이고 실험정신이 깃든 새로운 제품을 끊임없이 글로벌 시장에 내놓아야 한다.

대기업이 히트 제품을 계속 내놓는 초우량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스스로도 창의적이 돼야 하겠지만, 적극적으로 창의적인 중소기업들을 찾아내고 상생의 협력관계를 맺는 것 또한 중요하다.





중소기업으로 시작해서 ‘아이리버’로 벤처신화를 일궜던 최고경영자는 “대기업과 상생협력이 됐다면 한국판 아이패드가 진작 나왔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애플의 공세에 국내 대기업들이 주춤하는 모습에서 참 아쉬운 대목이다.

중소기업을 부품의 원가절감 수단으로만 여길 것이 아니라 창의적 경영의 동반자로 생각해야 한다. 무엇이든지 협력하면 쉽다. 전쟁에서도 공동전선을 펴는 연합군이 유리하다. 학계에서도 새로운 분야에 대한 연구는 단독연구보다 공동연구가 많다.





대기업이 창의적인 중소기업들과 상생의 협력관계를 가질 때, 보다 많은 중소기업들이 과감하게 새로운 가치창조에 도전할 것이다. 기업가 정신으로 무장한 그들의 잠재력을 최대한 활용하는 대기업이 앞으로의 경쟁에서 살아남을 것이다.

[주인기 연세대 경영대학 교수]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557호(10.05.26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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